Название | 용의 숙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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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втор произведения | Морган Райс |
Жанр | Зарубежное фэнтези |
Серия | 마법사의 링 |
Издательство | Зарубежное фэнтези |
Год выпуска | 0 |
isbn | 9781640294523 |
“내 말이 끝나기 전에 이곳을 나가지 않는다면,” 공작이 말을 이었다. “여기 남은 모든 자를 구금할 것이다.”
순식간에 술집은 광란에 빠졌다. 술을 마시던 사내들은 일제히 서둘러 입구 앞에 서있는 공작을 지나쳐 술집 밖으로 빠져나갔다. 마시던 술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자네도 나가시게,” 브랜디트가 겨누던 칼끝을 내리고 바텐더의 머리를 붙잡아 술집 밖으로 내던지며 말했다.
소란스러웠던 실내가 이제는 고요해졌다. 술집에는 여관주인을 비롯해 에레크 명장, 브랜디트, 공작과 열 두 명의 공작 수행원이 남아있었다. 수행원들은 철커덩 소리를 내며 술집 문을 내렸다.
에레크 명장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며 바닥에서 코피를 닦고 있는 여관 주인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웠고 여관 주인을 그의 뒤에 있는 벤치 위에 앉혔다.
“당신이 내 장사를 망쳤소,” 여관 주인이 불평했다.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오.”
공작이 앞으로 나와 허리를 굽혀 여관 주인을 마주봤다.
“자네가 이 젊은이에게 손을 대려 한 것만으로도 난 자네를 처형할 수 있네,” 공작이 여관 주인을 책망했다. “이 사람이 누구인 줄 아는가? 에메크 명장일세, 왕의 최정예 기사이자 최고의 실버 전사이지. 에레크 명장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자네를 없앨 수 있네.”
여관 주인은 고개를 들어 에레크 명장을 바라봤다. 그는 처음으로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고 제 자리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제가 몰라봤습니다. 뉘신지 말씀을 안 해주셨잖아요.”
“그녀는 어디 있는가?” 에레크 명장은 급한 마음에 여관 주인을 다그쳤다.
“저 뒤에서 주방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제 하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요? 뭘 훔치기라도 했나요? 쟤는 그저 제가 고용한 하녀일 뿐입니다.”
에레크 명장은 단검을 꺼내 여관 주인의 목을 겨눴다.
“다신 한번 그녀를 ‘하녀’라고 불러보게,” 에레크 명장이 경고했다. “그럼 네 목을 잘라버리겠네. 알겠는가?” 명장이 여관 주인에게 칼끝을 겨누며 단호하게 명령했다.
여관 주인은 울음을 터뜨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서둘러 이곳으로 데려오거라,” 에레크 명장이 여관 주인의 발을 차며 뒷문 쪽을 향해 그의 등을 떠밀었다.
여관 주인이 서둘러 자리를 떠나자 주방 쪽에서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고 소리 없는 다그침이 들려왔다. 얼마 후, 주방 문이 열렸고 보잘것없는 넝마로 만든 원피스에 주방 기름을 잔뜩 묻힌 하녀 여럿이 걸어 나왔다. 60대쯤으로 보이는 세 명의 여성이었다. 에레크 명장은 자신이 말한 여인이 누구인지 여관 주인이 알긴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곧, 세 명의 하녀 뒤로 그녀가 뒤따라 걸어 나왔다. 순간 에레크 명장은 심장이 멎는 듯 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가 찾던 그녀였다.
기름때가 가득 묻은 앞치마를 두른 그녀는 고개를 들기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머리는 뒤로 묶어 천으로 감싸여 있었고 양 볼은 그을음이 묻어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레크 명장은 그녀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녀의 피부 결은 아이처럼 티없이 맑았다. 뺨이 높고 턱이 가늘며 작은 코 위로는 주근깨가 보였고 입술은 도톰했다. 넓고 기품 있는 이마 위로 아름다운 금발 머리가 보닛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녀는 잠시 에레크 명장을 힐끗 바라봤고 그 덕분에 보석같이 아름다운 엷은 황록색 눈동자가 불빛에 비춰 크리스탈 푸른 빛으로 반짝였다. 이 모습을 바라본 에레크 명장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에레크 명장을 지금 이 순간 그녀를 처음 봤던 그 때보다 더욱 그녀에게 매료되었다는